2010년대의 가장 중요한 일본 영화 <해피 아워>(2015)의 정신적인 속편. 전작의 감독이었던 하마구치 류스케가 활동의 장을 도쿄로 되돌린 뒤, 고베에 남은 스태프와 배우들 대부분이 재집결하여 제작한 작품이다. 사랑을 갈망하는 전대 미문의 누나와 남동생의 이야기가 병행하여 진행된다. 누나는 우연히 만난 기 억상실증에 걸린 소년을 자신의 진짜 아들이라고 주장하고, 남동생은 래퍼로서의 창작 활동에 매진하다 못해 아내를 궁지에 몰아넣는다. 두 이야기는 이윽고 교차하여 어느새 되돌릴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는다. 직업 배우가 아닌 연기자들이 자신들의 진짜 신체에서 충실하게 허구를 살아간다. 그것으로 인해 가족 이야기의 정형은 안쪽에서부터 물어 찢겨 간다. 존 카사베츠 감독의 <사랑의 행로>(1984)를 방불케 하는 특이한 형태의 드라마다.
(2022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미우라 데쓰야)